같은 자리에서 같은 술을 마셔도 사람마다 취한 뒤 모습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잦아들고, 어떤 사람은 완전히 딴사람이 된다.
술은 이성이 눌러 두던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풀어 놓는다. 그래서 술버릇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평소 감춰 두었던 성향이 겉으로 새어 나오는 순간이라고들 한다. 술자리에서 드러나는 본성을 하나씩 살펴본다.
말이 거칠어지고 공격적이 된다

멀쩡하던 사람이 술이 들어가자 갑자기 말투가 사나워지는 경우가 있다. 목소리가 커지고, 사소한 말에도 발끈하며 시비를 거는 식이다.
평소에는 예의와 체면 때문에 눌러 두었던 공격성이, 술로 자제력이 풀리면서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술이 없던 감정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마음속에 있던 날을 드러내는 셈이다.
이런 사람은 평소에 불만이나 서운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쌓아 두는 경우가 많다. 그 억눌린 감정이 술기운을 빌려 거친 말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취하면 유독 남을 몰아세우는 사람이라면, 평소 마음에 담아 둔 것이 많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감정이 폭발한다

술만 마시면 눈물부터 쏟거나, 반대로 갑자기 화를 내며 감정이 널을 뛰는 사람이 있다. 조금 전까지 웃다가 순식간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술은 감정을 억누르는 힘을 무너뜨린다. 그래서 평소 꾹 참아 온 서러움, 외로움, 분노 같은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취중에 자꾸 옛일을 꺼내며 우는 사람은, 그만큼 마음속에 풀지 못한 응어리가 남아 있는 것이다.
감정 폭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감정이 터지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평소 무엇에 눌려 지냈는지가 보인다. 늘 웃던 사람이 취하면 서럽게 우는 것도, 결국 눌러 둔 마음이 새어 나오는 장면이다.
자기 통제를 잃는다

술이 조금만 들어가도 자기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그만 마셔야 할 선을 넘고,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해 버린다.
취했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실수를 하고도 다음 날 기억을 못 한다면, 스스로를 다스리는 힘이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술자리에서 절제하는 사람과 매번 끝을 보는 사람은, 평소 자기 관리에서도 비슷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수 한 번으로 사람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실수가 술자리마다 되풀이된다면, 그것은 술 탓이라기보다 그 사람의 평소 습관과 통제력의 문제에 가깝다.
평소 억눌렀던 본심이 나온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처럼, 술기운을 빌려 평소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꺼내는 사람이 있다. 좋아한다는 고백부터 오래 담아 둔 서운함까지, 맨정신에는 삼켰던 말이 흘러나온다.
술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 아니라, 평소 마음에 있었지만 꺼내지 못했던 진심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취했을 때 하는 말은 흘려듣기보다, 그 사람이 평소 무엇을 담아 두고 살았는지를 보여 주는 단서가 된다.
다만 취중의 말을 전부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위험하다. 술은 진심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순간의 감정을 과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취해서 한 말이라도 반복된다면 그것은 본심에 가깝고, 한 번뿐이라면 그날의 기분일 수 있다.
술버릇이 곧 본심이다
말이 거칠어지고, 감정이 폭발하고, 통제를 잃고, 속마음이 새어 나오는 것까지, 술버릇으로 드러나는 본성은 결국 평소 눌러 두었던 마음이 겉으로 나오는 장면이다.
그래서 누군가와 오래 함께할 사이인지 가늠하고 싶다면, 술자리에서의 모습을 한 번쯤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술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평소 감춰 둔 모습을 잠깐 보여 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