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너 정하는 대로 할게.” 결정을 앞두면 이런 말부터 나온다. 큰일도 아닌데 선택지 앞에서 한참을 재고, 겨우 골라 놓고도 “이게 맞았을까” 하며 뒤를 돌아본다.
결정을 어려워하는 것은 우유부단한 성격 탓만은 아니다. 그 뒤에는 나름의 이유와 심리가 자리한다. 그 마음을 알면, 조금 더 가볍게 선택하는 법도 찾을 수 있다. 사소한 것도 결정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살펴본다.
잘못된 선택이 두렵다

첫 번째는 선택의 결과가 나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이들에게 결정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나중에 후회할지 모를 위험한 일로 느껴진다.
그래서 선택하기 전에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지고, 혹시 모를 실패를 미리 걱정한다. 결정을 미루는 동안에는 적어도 틀릴 일이 없으니, 망설임 자체가 일종의 안전지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택을 미룬다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민이 길어질수록 마음만 지치고, 결정의 순간은 더 무겁게 다가온다.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

두 번째는 자신의 선택을 남이 어떻게 볼지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다. “이걸 고르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괜히 유난스럽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서 자기 마음이 원하는 것보다, 무난하고 튀지 않는 쪽을 고르게 된다.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남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럿이 있을 때 결정을 더 어려워한다. 시선이 많아질수록, 선택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남들은 내 선택에 그리 관심이 없다. 대부분 자기 일에 바쁠 뿐인데, 혼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완벽한 선택을 찾으려 한다

세 번째는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하려는 마음이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찾기 위해, 끝없이 비교하고 정보를 모은다.
문제는 세상에 완벽한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떤 것을 골라도 아쉬운 점은 남기 마련인데, 그 아쉬움까지 없애려다 보니 결정이 한없이 늦어진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이미 내린 결정마저 흔든다. 그래서 이들은 선택한 뒤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그때 다른 걸 골랐어야 했나” 하며 후회에 시달리곤 한다.
스스로 정해 본 경험이 적다

마지막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 본 경험이 부족한 경우다. 어릴 때부터 부모나 주변이 대신 정해 주는 데 익숙하면, 자기 결정을 믿는 힘이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막상 혼자 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막막해진다. 내 선택이 옳다는 확신이 없으니, 자꾸 남에게 “이거 어때?” 하고 물어보게 된다.
결정은 근육과 같아서, 써 보지 않으면 힘이 붙지 않는다. 작은 것부터 스스로 골라 보는 연습이 없으면, 선택은 늘 낯설고 두려운 일로 남는다.
또한 남에게 미룬 결정은 결과가 나빠도 온전히 내 것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성공의 뿌듯함도, 실패를 통해 배우는 힘도 쌓이지 않은 채 늘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완벽한 선택보다 결정하는 힘
결정을 잘 못하는 것은 신중함의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친 망설임은 기회를 놓치게 하고, 스스로를 늘 불안한 자리에 두게 한다.
기억할 것은, 세상에 완벽한 선택은 없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최선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른 선택을 최선으로 만들어 가는 태도다. 사소한 것부터 빠르게 정하는 연습을 쌓다 보면, 선택 앞에서 흔들리던 마음도 조금씩 단단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