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를 나누고 나면 어쩐지 기운이 빠지고, 내 이야기는 한마디도 못 한 것 같은 사람이 있다.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한 사람을 마주했을 때 흔히 겪는 일이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며 끊임없이 인정과 찬사를 원하는 성향을 ‘자기애’라 부른다. 적당한 자기애는 자신을 사랑하는 건강한 힘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곁의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자기애가 유독 강한 사람들이 보이는 특징 네 가지를 정리했다.
1. 대화의 중심이 늘 자기 자신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모든 대화가 결국 자기 이야기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무슨 주제로 시작하든, 어느새 자신의 경험과 성과를 자랑하는 쪽으로 화제가 옮겨 간다.
상대의 이야기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의 ‘대기 시간’처럼 흘려듣는다. 내가 한참 힘든 이야기를 했는데, “나도 그런 적 있어”라며 곧장 자기 이야기로 가져가 버린다.
이들에게 대화는 마음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빛내는 무대에 가깝다. 그래서 한참 떠들고 난 뒤에도 정작 상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2. 남의 감정에 공감을 잘 못한다

두 번째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의 가장 큰 특징으로 흔히 꼽히는 부분이다.
남이 힘들어하거나 슬퍼해도, 그 마음을 함께 느끼고 헤아리기보다 “그게 뭐 그렇게 힘드냐”는 식으로 가볍게 넘긴다. 늘 자기 감정과 필요가 우선이라, 타인의 입장을 헤아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곁에 있으면 위로받기는커녕, 내 감정이 자꾸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작 자신이 힘들 때는 누구보다 크게 위로를 요구하면서도 말이다.
3. 비판에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세 번째는 작은 지적이나 비판에도 과도하게 발끈한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누구보다 당당해 보이지만,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말은 조금도 견디지 못한다.
가벼운 조언에도 공격당했다고 느껴 화를 내거나, 오히려 상대를 깎아내리며 되받아친다. 이는 단단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불안과 공허함이 자리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강한 자존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자존심에 가깝다. 그래서 칭찬에는 한없이 약하고, 비판에는 한없이 격해진다.
4. 은근한 특권의식이 있다

마지막은 ‘나는 특별하니 그만큼 대접받아야 한다’는 특권의식이다. 줄을 서거나 규칙을 지키는 일이 나에게만은 예외여야 한다고 은근히 여긴다. 작은 부탁도 자신에게는 당연한 권리처럼 요구하는 식이다.
그래서 남에게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신이 베푸는 일에는 인색하다. 필요할 때는 한없이 다정하다가, 더 얻을 것이 없으면 태도가 싸늘하게 바뀌기도 한다.
관계를 마음의 교류가 아니라,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지로 따지는 셈이다. 그 변화를 한 번 겪고 나면, 그동안의 다정함이 무엇이었는지 씁쓸해진다.
자기애 강한 사람과는 ‘거리’가 답이다

위의 특징들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가 병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성향이 강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나도 모르게 내 감정과 자존감이 깎여 나가기 쉽다.
이들을 바꾸려 애쓰는 일은 대개 헛수고로 끝나기 쉽다. 그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키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모든 말에 맞춰 주거나 인정받으려 애쓰지 말고, 휘둘리지 않는 선을 분명히 긋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평가가 내 가치를 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된다. 내 곁을 채워야 할 사람은, 함께 있을 때 내가 더 나다워지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