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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며 정 떨어지게 만드는 노년의 말버릇 네 가지

노년의 말버릇은 정작 본인만 알아채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나이 들며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말버릇 네 가지를 세대 소통 조사와 함께 짚었다.

노년의 말버릇은 대개 악의 없이 굳어진다. 자기 시절과의 비교, 청하지 않은 충고, 건강과 돈에 대한 반복된 하소연, 자리에 없는 사람 흉보기가 대표적으로 꼽히는데, 정작 말하는 쪽은 스스로를 다정한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세대 사이의 대화가 어긋난다는 인식은 조사로도 확인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내놓은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서 노인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청·장년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청·장년 쪽에서는 그 비율이 열에 아홉에 가깝게 나타났다.

대화를 막는 것은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짧은 문장이다. 아래 네 가지는 나이가 들며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굳어지는 말버릇으로, 누구를 탓하려는 목록이 아니라 스스로 쓰고 있는지 돌아보기 위한 항목에 가깝다.

우리 때는 으로 시작하는 비교

우리 때는 이라는 비교의 말버릇 카드

가장 자주 지적되는 말버릇은 자기 시절을 기준으로 삼는 비교다. ‘우리 때는 그것도 없이 다 해냈다’는 문장이 대표적이다.

말하는 쪽에서는 견뎌 온 세월에 대한 자부심이지만, 듣는 쪽에서는 지금 겪는 어려움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말로 들린다. 취업이나 집값처럼 시대의 조건 자체가 달라진 문제일수록 그 간극은 벌어진다. 위로를 기대하고 꺼낸 이야기가 판정으로 끝나 버리는 셈이다.

같은 경험도 비교 대신 이야기로 꺼내면 결이 달라진다. ‘우리 때는 이랬다’가 아니라 ‘나는 그때 이런 게 제일 버거웠다’로 바꾸면 훈계가 아니라 겪어 본 사람의 이야기로 전해진다. 상대의 사정을 먼저 묻는 한 문장이 앞에 붙으면 대화가 훨씬 길게 이어진다.

묻지 않았는데 먼저 나오는 충고

묻지 않은 충고가 참견이 되는 말버릇 카드

두 번째 말버릇은 상대가 청하지 않았는데 먼저 답부터 내놓는 말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지’ 같은 표현이 여기에 해당한다.

심리학에서는 원하지 않은 조언이 상대의 자율성을 흔든다고 설명한다. 조언 안에 네 힘으로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함께 실려 전달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다 자란 자녀에게는 같은 말이 관심이 아니라 평가로 받아들여진다.

조언 자체보다 순서가 문제로 지목된다. 끝까지 듣고, 물어올 때 답하는 순서만 지켜도 같은 내용이 전혀 다르게 가닿는다. ‘필요하면 언제든 물어봐라’며 문을 열어 두는 한마디가 열 마디 충고보다 오래 남는다.

만날 때마다 되풀이되는 건강과 돈 이야기

건강과 돈 하소연이 반복되는 말버릇 카드

세 번째는 반복되는 하소연이다. 어디가 아프다는 말과 형편이 어렵다는 말이 만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여기 속한다.

처음 한두 번은 걱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매번 같은 말이 돌아오면 듣는 쪽은 자신이 아무것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무력감부터 느낀다. 그 무력감이 쌓이면 연락과 방문 자체가 부담이 되고, 결국 발길이 뜸해지는 결과로 돌아온다.

아픈 곳과 사정을 감추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안부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힘든 이야기의 자리를 조금 줄이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안은 구체적으로 한 번에 전하는 방식이 권해진다. 몸이 계속 불편하다면 같은 말을 되풀이하기보다 병원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일이 먼저다.

자리에 없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

자리에 없는 사람을 흉보는 말버릇 카드

마지막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화제로 삼는 말이다. 이웃과 친척, 며느리와 사위, 남의 집 자식을 두고 오가는 평가가 단골 소재가 되는 경우다.

모임에서 나눌 화제가 줄어들수록 사람 이야기가 그 빈자리를 메우기 쉽다. 문제는 듣는 사람이 그 순간 함께 웃으면서도 내 이야기 역시 다른 자리에서 저렇게 오가겠다는 계산을 동시에 한다는 점이다. 험담이 오간 자리에서는 속마음을 꺼내기 어려워지고, 관계는 겉으로만 남는다.

비교의 말은 가족 안에서 더 아프게 새겨진다. 누구네 아들은 어떻더라는 말은 격려로 꺼내도 상대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된다. 사람 대신 그날 겪은 일과 본 것을 화제로 삼는 자리가 늘수록 대화는 가벼워진다.

네 가지 말버릇에는 공통점이 있다. 성격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줄어든 대화 상대와 옅어진 역할, 앞날에 대한 불안이 말의 형태로 새어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말버릇을 지적당한 쪽도 억울함부터 느끼게 된다.

말은 자각한 순간부터 달라진다. 오늘 하루 ‘우리 때는’과 ‘내가 해봐서 아는데’ 두 마디만 삼켜 봐도 마주 앉은 사람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알아채게 된다.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곁을 지키는 것은 말수가 아니라 말의 결로 꼽힌다. 덜 가르치고 더 묻는 대화가 쌓이는 집에는 사람이 다시 찾아오고, 오래 머문다.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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