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 밖으로 나오는 통로다. 그래서 오래 지켜보지 않아도, 몇 마디 나누다 보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특히 현명하다는 인상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말버릇이 있다. 대단히 어려운 표현이 아니라, 일상에서 가볍게 주고받는 짧은 말 속에 그 사람의 태도가 담겨 있다. 현명한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버릇을 하나씩 살펴본다.
단정하기보다 “그럴 수도 있죠”라고 말한다

현명한 사람은 어떤 일을 두고 곧바로 “그건 무조건 이래”라고 못 박지 않는다. 대신 “그럴 수도 있겠네요”라며 다른 가능성을 열어 두는 편이다.
세상일이 한 가지 답으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도, 그것이 유일한 정답인 것처럼 밀어붙이지 않는다.
이런 말버릇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게 만들고, 대화를 부드럽게 이어 준다. 단정하는 말은 대화를 닫지만, 여지를 남기는 말은 대화를 연다. 자기 판단을 잠시 뒤로 미룰 줄 아는 태도가 말투에서 먼저 드러나는 셈이다. 확신에 찬 말투가 늘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들은 이미 여러 번 겪어 알고 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한다

현명한 사람은 모르는 것 앞에서 아는 척하지 않는다. “그건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에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모른다고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배울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아는 척하다 보면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옮기게 되고, 결국 신뢰를 잃는다는 것도 안다.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 지식의 경계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그 사람이 아는 부분에 대한 믿음을 키워 준다. 다 아는 척하는 사람보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사람이 더 미덥게 느껴지는 이유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말은 한결 무게를 얻는다.
질문으로 상대의 생각을 확인한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 말만 앞세우지 않고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편이다. 상대의 생각을 먼저 확인한 뒤에 자기 의견을 얹는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대화를 혼자 끌고 가지 않는다. 상대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를 먼저 살핀 다음에 말을 고른다.
질문은 상대를 존중한다는 신호이자, 자기가 놓친 부분을 채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좋은 질문 하나가 열 마디 주장보다 대화를 깊게 만든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제때 물을 줄 아는 사람이 더 지혜로워 보이는 까닭이다. 답을 서둘러 내놓기보다 먼저 묻는 습관이, 결국 더 나은 판단으로 이어진다.
깎아내리기보다 살리는 말을 고른다

현명한 사람은 같은 상황을 두고도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 대신 살리는 말을 고른다. “그건 틀렸어요”보다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라는 식으로 표현을 바꾼다.
말 한마디로 상대의 기운을 꺾을 수도, 북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굳이 상처 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전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같은 지적이라도 살리는 말로 건네면 상대가 마음을 닫지 않고 받아들인다. 결국 말은 상대를 위한 것이면서, 그 말을 하는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남을 살리는 말투가 몸에 밴 사람 곁에는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인다. 어떤 말을 고르느냐가 그 사람의 그릇을 조용히 보여 주는 셈이다.
말버릇이 곧 그 사람이다
단정 대신 여지를 남기고,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질문으로 상대를 확인하고, 깎아내리기보다 살리는 말을 고르는 것까지, 현명한 사람들의 말버릇은 결국 태도에서 나온다.
이런 말버릇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하며 몸에 붙는 것이다. 거창한 말솜씨가 아니라, 매일 주고받는 짧은 말 하나를 조금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 하루, 단정하려던 말 한마디를 “그럴 수도 있죠”로 바꿔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