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눈이 절로 감기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다. 밥을 먹으면 소화를 위해 혈류가 위장으로 몰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 나른한 졸음이 밀려온다.
여기에 음식 속 아미노산이 졸음을 부르는 물질로 바뀌고, 정제된 탄수화물로 혈당이 급하게 오르내리면 졸음은 더 심해진다. 무엇이 식곤증을 키우는지, 그 식습관 다섯 가지를 하나씩 살펴본다.
흰밥·면·빵을 많이 먹는다

첫 번째는 흰쌀밥, 면, 빵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습관이다. 이런 음식은 소화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리는데, 이를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른다.
혈당이 급하게 치솟으면 몸은 이를 낮추려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고, 그 반동으로 혈당이 다시 뚝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몰려오는 나른함과 졸음이 바로 식후 식곤증이다.
그래서 흰밥 대신 잡곡밥을 섞고, 채소와 단백질을 함께 먹으면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이 완만하게 움직이면 졸음이 훨씬 덜하다.
배부를 때까지 과식한다

두 번째는 배가 부를 때까지 많이 먹는 습관이다.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소화에 더 많은 혈류가 필요해, 뇌로 가는 혈류가 그만큼 줄어든다.
그래서 과식한 날일수록 식곤증이 심하게 찾아온다. 몸이 소화에 온 힘을 쏟느라, 정신은 자연히 나른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배가 부르기 직전, 80퍼센트쯤에서 수저를 내려놓는 것이 좋다. 조금 덜 먹는 것만으로도 식후의 무거운 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식후에 단 음료나 디저트를 챙긴다

세 번째는 밥을 먹은 뒤 습관처럼 단 음료나 디저트를 곁들이는 것이다. 안 그래도 오른 혈당에 당분이 더해지면, 혈당이 한 번 더 치솟는다.
식사 뒤 마시는 달콤한 커피나 탄산음료 한 잔이, 혈당 스파이크를 부추기는 셈이다. 그만큼 뒤이어 오는 졸음도 깊어진다.
그래서 식후에는 단 음료 대신 물이나 무가당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정 달콤한 것이 당길 때는 과일 몇 조각 정도로 줄이는 것이 낫다.
급하게 빨리 먹는다

네 번째는 음식을 급하게 빨리 먹는 습관이다. 빠르게 먹으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들어와, 혈당이 더 가파르게 올라간다.
천천히 먹으면 뇌가 포만감을 느낄 시간이 생겨 과식도 막을 수 있는데, 급하게 먹으면 그 신호를 놓쳐 더 많이 먹게 된다. 결국 혈당 급등과 과식이 겹쳐 졸음이 심해진다.
그래서 한 입에 여러 번 꼭꼭 씹으며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식사 시간을 조금만 늘려도 혈당도, 식곤증도 완만해진다.
먹고 바로 앉거나 눕는다

마지막은 식사 후 곧바로 앉거나 누워 버리는 습관이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올라간 혈당이 더디게 내려가고, 나른함도 오래간다.
반대로 식후에 가볍게 몸을 움직이면 근육이 혈당을 써서, 혈당이 완만하게 조절된다. 그래서 같은 식사를 해도 식후 활동에 따라 졸음의 정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밥을 먹은 뒤에는 10분 정도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설거지를 하거나 잠깐 산책만 해도, 쏟아지던 졸음이 한결 줄어든다.
대부분 식습관, 심하면 혈당 확인을
식곤증을 부르는 데에는 정제 탄수화물, 과식, 식후 단 음료, 급하게 먹기, 식후 바로 앉는 습관이 얽혀 있다. 그래서 밥만 먹으면 유독 졸리다면, 이런 식습관부터 하나씩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잡곡을 섞고, 천천히 적당히 먹으며, 식후에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식곤증은 상당히 줄어든다. 다만 졸음이 지나치게 심하고, 갈증이 자주 나거나 소변이 잦고 늘 피곤한 증상이 함께 있다면 혈당 스파이크나 당뇨의 신호일 수 있으니 내과에서 혈당을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대부분은 식습관으로 나아지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