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는 아침에 세수를 하다 우연히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고 물을 마실 때 입가로 새는 변화가 대표적인 초기 신호로 꼽힌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초기 대응에 따라 회복 경과가 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쪽 눈이 안 감기고 이마 주름이 사라진다

안면마비의 첫 신호는 눈 주변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표정 근육을 움직이는 얼굴신경이 붓거나 눌리면 눈꺼풀을 닫는 힘부터 약해지기 때문이다.
거울 앞에서 두 눈을 힘껏 감아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한쪽 눈만 완전히 닫히지 않아 흰자가 남거나, 깜빡임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마도 함께 살펴야 할 부위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말초성 얼굴마비에서 이마에 주름을 잡거나 눈을 감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한다. 한쪽 눈썹이 올라가지 않아 이마 주름이 한쪽만 밋밋해지는 셈이다.
눈이 덜 감기는 동안에는 각막이 마르기 쉽다. 각막 감염은 벨마비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지목되는 만큼, 눈이 시리고 뻑뻑한 느낌이 이어지면 눈 보호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입꼬리가 처지고 물이 한쪽으로 샌다

입 주변 변화는 본인보다 주위 사람이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웃을 때 마비가 없는 쪽 입꼬리만 올라가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간 듯 보인다.
양치와 식사에서도 신호가 잡힌다. 물을 머금으면 마비된 쪽 입가로 주르륵 흘러내리고, 음식물이 그쪽 볼 안쪽에 자꾸 남는다.
발음도 함께 흐려진다. 입술을 붙였다 떼며 내는 소리가 새면서 말끝이 뭉개지고, 빨대로 음료를 빨아올리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변화가 서서히가 아니라 갑작스럽게 온다는 점도 특징이다. 수 시간에서 이틀 사이에 마비가 가장 심해지는 경과를 보인다는 설명이 많아, 하루 만에 얼굴이 달라졌다면 그 속도 자체가 단서가 된다.
귀 뒤가 먼저 아프고 목덜미가 뻐근하다

얼굴이 굳기 하루 이틀 전 귀 뒤쪽 통증이 먼저 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얼굴신경이 귀 뒤 뼛속 좁은 통로를 지나는 구조여서 그 주변에서 통증이 먼저 감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증은 귀 뒤나 목덜미가 뻐근하게 눌리는 느낌으로 표현된다. 감기 뒤끝이나 담이 결린 것으로 넘겼다가 다음 날 아침 얼굴 마비를 확인하는 흐름이 흔하다.
귀 통증이 유독 심하고 귓바퀴나 외이도에 물집이 잡히면 사정이 달라진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며 생기는 람세이헌트증후군이 원인일 수 있어, 벨마비와 구분해 진료받을 필요가 있다.
맛이 밍밍하고 한쪽 귀만 소리가 크게 들린다

얼굴신경은 표정 근육만 담당하지 않는다. 혀 앞쪽의 맛 감각과 눈물·침 분비, 귓속 작은 근육의 조절까지 함께 맡고 있다.
그래서 마비된 쪽 혀 앞 3분의 2에서 맛이 둔해지는 변화가 생긴다. 늘 먹던 반찬이 밍밍하게 느껴지거나 한쪽으로만 맛이 안 잡힌다는 호소가 나온다.
소리 쪽 변화도 함께 온다. 고막을 당겨 소리를 줄여주는 근육이 힘을 잃으면 한쪽 귀에서만 소리가 유난히 크고 울리게 들리는 청각과민이 나타난다.
눈물과 침이 줄면서 눈과 입이 마르는 증상도 겹친다. 얼굴 비대칭이 아직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이런 감각 변화가 오히려 먼저 눈에 띄기도 한다.
초기 대응은 시간 싸움에 가깝다.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의료계가 올해 개정해 내놓은 안면신경마비 진료지침도 발병 72시간 이내 조기 치료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과 자체를 비관할 일은 아니다. 말초성 얼굴마비는 대부분 수개월 이내에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회복되기까지 눈이 덜 감기는 동안 인공눈물로 각막을 지키는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구분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이마 주름이 평소처럼 잡히고 눈도 꽉 감기는데 입만 한쪽으로 처진다면 뇌 쪽 문제인 중추성 마비를 먼저 의심하게 된다. 여기에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겹치면, 지켜볼 상황이 아니라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하는 응급 상황으로 분류된다.
얼굴 한쪽이 갑자기 굳었다면 원인을 스스로 가리기는 어렵다. 마비 부위와 정도를 확인하고 원인을 감별하는 진찰이 먼저인 만큼, 증상을 알아챈 당일 신경과 진료로 확인하는 과정이 이후 회복 경과를 좌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