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 음식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만성 염증은 혈관과 관절, 대사 건강에 두루 영향을 주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식품 하나에 기대기보다 항산화·항염 성분이 풍부한 식재료를 꾸준히 먹는 식습관을 권한다.

십자화과 채소, 설포라판의 항염 작용

십자화과 채소는 만성염증 관리에 자주 거론되는 식재료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콜리플라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채소에 든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소화 과정에서 설포라판 등으로 바뀐다. 이 성분이 항산화 작용과 함께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된다. 다만 관련 연구의 상당수가 세포·동물 단계여서, 약처럼 기대하기보다 채소를 꾸준히 먹는 식습관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설포라판은 열에 약한 편이라 오래 데치면 손실이 커진다. 끓는 물에 오래 데치기보다 살짝 찌는 조리가 영양 보존에 유리하며, 꼼꼼히 씹어 먹을 때 유효 성분의 활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황, 커큐민과 흑후추의 상승효과

강황은 예부터 염증 완화 목적으로 쓰여 온 식품이다. 노란색을 내는 커큐민이 핵심 성분으로 꼽힌다.
커큐민은 체내 염증 유발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혈관과 관절의 미세 염증 관리에 자주 활용된다. 다만 커큐민은 단독으로는 체내 흡수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는 흑후추로 보완된다. 후추의 피페린 성분이 커큐민의 생체이용률을 끌어올려,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수십 배까지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카레를 끓일 때 후추를 더하거나 올리브유 같은 지방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파, 퀘르세틴이 혈관 염증 진정

양파는 요리의 부재료를 넘어 항산화 식품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속살보다 껍질에 가까운 부위에 성분이 밀집돼 있다.
양파에 풍부한 퀘르세틴은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혈관 내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는 항산화 성분이다. 전신을 순환하며 만성 염증 반응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된다.
흰 양파보다 적양파에 안토시아닌과 퀘르세틴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번갈아 먹는 방식이 권장된다. 생으로 먹기 부담스러우면 살짝 볶아 매운맛을 날리는 방법으로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올레오칸탈

정제하지 않은 압착 올리브오일은 염증 조절에 관여하는 건강한 지방의 대표 주자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항염 성분의 존재를 보여준다.
올리브오일의 올레오칸탈은 체내 염증 유발 효소의 작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관여해 혈관 건강과 연결되는 성분으로 풀이된다.
고온에서는 산화 위험이 있어 가열하지 않고 샐러드 드레싱처럼 생으로 쓰면 성분을 살릴 수 있다. 하루 한 숟가락가량을 가볍게 더하는 활용법도 거론된다.
버섯류, 베타글루칸과 면역

표고버섯과 팽이버섯 등 버섯류는 면역 조절과 세포 보호에 유리한 식재료로 꼽힌다. 다당류와 식물성 단백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버섯의 베타글루칸은 면역 세포의 활성을 도와 외부 유해 물질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세 염증이 쌓이는 환경을 줄이는 데도 관련되는 것으로 연구된다.
버섯은 수용성 영양소가 많아 물에 오래 씻으면 성분이 빠져나간다. 가볍게 털어 조리하고, 국물 요리에 쓸 때는 영양이 녹아든 국물까지 함께 먹으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식재료마다 본인에게 맞는 조리법을 찾아 꾸준히 식단에 올리는 것이 만성염증 관리의 현실적인 출발점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