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명 단 음식은 멀리하는데도 혈당이 오르내린다면, 범인은 ‘달지 않은 음식’일 수 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건 단맛이 아니라 몸에서 빠르게 당으로 바뀌는 정제 탄수화물이다. 이렇게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췌장에 부담이 쌓인다. 달지 않아 방심하기 쉬운, 의외로 혈당을 올리는 음식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1. 흰 쌀밥·떡

매일 먹는 흰 쌀밥과 떡은 단맛이 거의 없지만, 정제된 탄수화물이라 소화·흡수가 매우 빠르다. 그만큼 먹은 직후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린다.
특히 떡은 쌀을 곱게 갈아 뭉친 형태라 흡수가 더 빠른 편이다. 같은 밥이라도 흰쌀 대신 잡곡이나 현미를 섞으면 식이섬유 덕분에 당이 천천히 흡수된다. 밥을 먼저 먹기보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는 식사 순서만 바꿔도 혈당이 덜 치솟는다. 같은 양을 먹어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혈당 곡선은 달라진다.
2. 콘플레이크 등 시리얼

건강한 아침으로 여기기 쉬운 시리얼도 의외의 복병이다. 곡물을 정제·가공한 시리얼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우유에 말아 먹으면 유당까지 더해진다.
한 해외 연구에서는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아침으로 먹은 참가자 상당수가 혈당 스파이크를 겪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침이 바쁘더라도 가공 시리얼보다는 플레인 요거트에 견과류, 또는 삶은 달걀처럼 단백질이 든 식사가 혈당 관리에는 낫다. 달콤한 맛이 강한 제품일수록 첨가당이 많으니 성분표를 한 번 살펴보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3. 과일주스·스무디

몸에 좋을 것 같아 챙겨 마시는 과일주스도 주의해야 한다. 과일을 갈거나 즙을 내면 식이섬유는 줄고 당분만 농축되는데, 액체 형태의 당은 흡수 속도가 훨씬 빠르다.
같은 과일이라도 통째로 씹어 먹을 때와 주스로 마실 때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주스는 짧은 시간에 많은 당이 몸에 들어와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쉽다. 과일은 되도록 갈지 말고 그대로 먹고, 갈증이 날 때는 물이나 무가당 차를 택하는 편이 좋다. 건강해 보이는 이름표에 속아 무심코 들이켜는 당이 의외로 많다.
4. 흰 빵·베이글

담백해 보이는 흰 빵과 베이글도 정제 밀가루로 만들어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에 속한다.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만큼, 당으로 바뀌는 속도도 빠르다.
잼이나 꿀을 곁들이면 혈당은 더 가파르게 오른다. 빵을 즐긴다면 통밀빵이나 호밀빵처럼 식이섬유가 살아 있는 빵을 고르고, 달걀이나 채소를 함께 곁들여 당 흡수 속도를 늦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5. 감자·으깬 감자

마지막은 채소로 여겨지는 감자다. 감자는 전분이 많아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식품이며, 특히 으깨거나 튀기면 흡수가 더 빨라진다.
같은 감자라도 삶아서 식힌 뒤 먹으면 저항성 전분이 늘어 혈당 상승이 다소 완만해진다. 으깬 감자나 감자튀김 형태는 피하고, 식사에서 감자가 많다면 밥이나 빵 같은 다른 탄수화물의 양을 함께 줄이는 균형이 필요하다. 감자를 반찬이 아니라 또 하나의 밥이라고 생각하면 양 조절이 쉬워진다.
혈당은 ‘무엇을·어떻게’ 먹느냐가 좌우한다

혈당 관리는 단 음식만 피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달지 않아도 빠르게 당으로 바뀌는 음식을 알고, 먹는 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정제 탄수화물은 잡곡·통곡물로 바꾸고,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어 당 흡수를 늦추는 식사 순서를 들이면 같은 음식도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식후 자주 졸리거나 급격히 허기가 진다면, 한 번쯤 혈당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매 끼니의 작은 선택이 결국 혈당의 흐름을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