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를 마치고도 단것을 찾는 습관이 있다면 식단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췌장은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쉼 없이 일한다. 그런데 당이 농축된 음식은 그 리듬을 단번에 흔든다.
자주 먹는 음식 가운데, 빈도를 줄이는 편이 좋은 세 가지를 짚어 본다. 무조건 끊으라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주 먹느냐를 조절하자는 이야기다.
췌장은 왜 지치나
췌장이 지치는 핵심은 반복되는 혈당 스파이크다. 단 음식을 먹어 혈당이 급히 오르면 췌장은 이를 낮추려 인슐린을 많이 분비한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PMC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런 과정이 잦아지면, 세포가 인슐린에 둔해지는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기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2형 당뇨병의 초기 경고 신호로 꼽힌다.
특히 액체로 된 당이나 정제 탄수화물은 흡수가 빨라 혈당을 가파르게 올린다. 같은 당이라도 천천히 흡수되는 형태로 먹는 것이 췌장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간식과 야식의 빈도도 췌장에는 부담이다. 식사 사이사이 단것을 자주 먹으면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할 기회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끼니 사이에 공복 시간을 충분히 두는 것만으로도 췌장은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긴다.
아이스크림, 찬 디저트의 함정

기름진 식사 뒤 습관처럼 찾는 아이스크림은 유지방과 정제 설탕이 농축된 고칼로리 가공식품이다. 갑자기 들어온 찬 온도는 소화를 더디게 한다.
여기에 듬뿍 든 당은 췌장이 인슐린을 무리하게 쏟아내도록 자극한다. 부드럽게 넘어가다 보니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더 먹게 되는 것도 문제다.
식후 단맛이 당긴다면 설탕을 넣지 않은 그릭 요거트에 블루베리·딸기 몇 알을 얹는 편이 낫다. 아이스크림을 끊기 어렵다면 식사 직후 대신 활동량이 많은 낮 시간에 아주 적은 양만 먹는 것이 그나마 부담이 적다.
튀긴 밀가루 스낵

나초·츄러스처럼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스낵은 혈당을 급격히 널뛰게 만든다. 정제 탄수화물과 고온 기름이 결합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랜스지방까지 더해지면, 혈당 급등과 염증이 겹쳐 췌장에 피로가 쌓인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 때문에 한 봉지를 끝까지 비우기 쉬운 것도 위험 요인이다.
바삭한 식감이 필요할 때는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운 통밀 크래커나 볶은 검은콩을 조금씩 먹는 편이 낫다. 간식 전에 미지근한 물 한 컵을 천천히 마셔 가짜 배고픔을 가라앉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꼭 바삭한 군것질이 생각난다면, 통곡물 시리얼을 무가당 요거트에 곁들이거나 견과류를 소량 먹는 방법도 있다. 같은 ‘바삭함’이라도 정제 탄수화물과 기름 범벅인 스낵과는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에너지드링크와 액상 과당

피로를 빨리 풀려고 마시는 고카페인 에너지드링크나 시럽이 든 음료에는 액상 과당이 많다. 액체 형태의 단순당은 소화 과정 없이 곧장 혈액으로 흡수돼 혈당을 즉각 끌어올린다.
췌장은 이를 낮추려 인슐린을 과다 분비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카페인에 의존하는 습관까지 더해지면 수면의 질도 나빠지기 쉽다.
갈증과 피로를 풀고 싶다면 탄산수에 레몬이나 라임 한 조각을 띄워 마시는 습관이 낫다. 맹물에 소량의 천일염을 타거나 따뜻한 페퍼민트 차를 마시면 당분 없이도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단맛이 당길 때 신선한 채소 스틱이나 무가당 차로 입을 달래는 작은 변화가 췌장 부담을 던다. 결국 췌장 건강은 특정 음식을 끊는 것보다, 혈당을 급히 올리는 음식의 빈도를 줄이는 데서 시작된다.
